일요일 아침, 다시 시작하는 사람의 기록

2025. 10. 22. 07:35여운이 머무는 자리(에세이)


발자취 | 감성 에세이

일요일 아침 6시.
눈을 뜨자마자 떠오르는 건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삭제와 후회, 그리고 꾸준함 속에서 배운 회복의 기록.
이건 실패와 재시작을 반복하며, 글로 자신을 붙잡아온 한 사람의 이야기다.





같은 시간, 같은 마음으로


일요일 아침은 변함이 없다.
6시,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눈이 저절로 떠진다.
몸은 여전히 피곤하지만, 손끝은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찾는다.
블로그 상태를 확인하는 게 하루의 시작이 된 지 오래다.


네이버 1개, 티스토리 3개, 구글 블로거 1개, 그리고 페이스북 1개.
각기 다른 얼굴로 존재하지만, 모두 내 기록의 조각들이다.

누군가는 등산을 가고, 누군가는 늦잠을 잔다.
나는 오늘도 모니터 앞에서 문장을 다듬는다.
‘이 글을 누가 읽어줄까’ 하는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보다 먼저 떠오르는 건 ‘오늘도 써야 한다’는 확신이다.

처음엔 단순했다.
그냥 내 하루를 기록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어졌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반응하지 않았다.

14개월.
그동안 쓴 수백 편의 글이 여전히 조회수의 벽 앞에서 멈춰 있었다.
댓글 하나, 공감 하나에도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도 손을 멈출 수 없었다.


“꾸준함은 재능을 이긴다.
하지만 꾸준함은, 이길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와의 약속이다.”

— 앤절라 더크워스, Grit: The Power of Passion and Perseverance (2016)



그 문장을 읽고 마음이 조금 느슨해졌다.
그래서 멈추지 않았다.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내 글을 쓴다.





삭제와 리셋, 그리고 후회


몇 달 전, 네이버 블로그에서 변화가 시작됐다.
검색량이 줄고, 색인이 누락되기 시작했다.
매일 새벽까지 공들여 쓴 글들이
하나둘 검색 결과에서 사라져 갔다.

처음엔 단순한 오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하나?’
그 생각이 머리를 스쳤을 때, 손끝이 떨렸다.

결국 리셋을 선택했다.
수백 편의 글을 직접 삭제하면서
그 안에 담긴 시간과 감정이 함께 사라지는 걸 느꼈다.
삭제 버튼을 누를 때마다 마치 내 일부가 지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했다.
‘다시 시작하자.’
그 말은 언제 들어도 낯설고, 동시에 설렌다.


“모든 성장은 버림이 아니라, 정리에서 시작된다.”
— 하버드 행동경제학 연구센터(2020), The Psychology of Reset and Continuity



그 문장을 붙잡았다.
그래, 이번엔 버리지 말자.
남은 것들을 다시 키우자.

예전엔 후회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후회란, ‘하지 않아서’ 생기는 게 아니라
‘계속하지 않아서’ 생기는 거라는 걸.





후회 없는 하루를 위하여


티스토리 에디터를 열고, 제목을 적는다.
‘오늘의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한 문장 쓰고, 지우고, 다시 쓴다.
글이 완성되기까지 수십 번의 수정을 반복한다.
이미지도 고르고, 문맥을 맞추고, 문단을 나눈다.
그 모든 과정이 느리지만, 묘하게 안정된다.

예전엔 ‘사람들이 좋아할 글’을 쓰려했지만
지금은 ‘내가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쓴다.
성공은 남이 정하지만,
지속은 내가 정한다.

글을 마치면 점심이 다가온다.
오늘의 식사는 찐 옥수수 한 개 반.
단순하지만 이유가 있다.
당뇨가 있는 몸에겐 부담이 되지만
그 단맛이 오늘 하루의 보상처럼 느껴진다.

일요일 나의 점심 찐 옥수수 한개 반


식사 후엔 산책 30분.
그게 나의 명상이다.
걷는 동안 머릿속이 정리된다.
가만히 있으면 복잡해지기에
나는 움직이며 생각한다.

좁은 방 안에서도,
때로는 같은 길을 돌고 돌아서라도,
생각은 결국 제자리를 찾는다.

마흔이 넘어서야 깨달았다.
후회는 결과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는 걸.
‘안 해서’ 생기는 후회가 가장 오래간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다짐한다.
“안 하고 후회하느니, 하고 후회하자.”

사람들은 묻는다.
“왜 그렇게까지 해?”
하지만 내게 글쓰기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다.
누군가는 운동으로, 누군가는 대화로 자신을 붙잡지만
나는 글로 하루를 견딘다.

수백 명이 읽지 않아도 괜찮다.
단 한 명, 혹은 ‘미래의 나’라도 읽어준다면 충분하다.

글은 거창한 메시지를 전하지 않는다.
그저 한 사람의 기록일 뿐이다.
하지만 그 작은 기록들이 모여
내 내일을 지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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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마디

“꾸준함은 완벽을 만드는 게 아니라,
멈추지 않게 만든다.”

면책 안내

이 글은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감성 에세이입니다.
심리적·건강적 조언은 참고용이며,
전문가의 진단이나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